내년 전시규모 늘리고 참가기업 확대

 

‘2017 섬유패션기업간 수요 맞춤형 신소재 컬렉션’이 지난 5일 대치동 섬유센터 3층에서 개최됐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이번 컬렉션에 약 500여명의 바이어가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시장은 오전 10시부터 바이어와 업계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섬산련은 장소 문제로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한 점을 감안, 내년에는 전시 공간을 2층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 약 20여개 기업이 추가로 참가할 수 있다. 이날 일부 참가기업 관계자들은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상담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관심을 받은 곳은 소재기업이 국내 메이저 의류벤더, 패션기업과 협업으로 공동 개발한 시제품을 전시한 ‘코 크리에이션(Co-Creation)’존이었다. 친환경 후염 컬러 멜란지 소재, 퀵 드라이(Quick Dry) 양면니트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사전 협의를 통해 개발한 신소재들이 대거 전시됐다. 이중 다기능(Multi-Functional) 헬스케어와 냉감소재는 효성·도레이(원사)-슈프림텍스타일(직물)-한솔섬유(의류/바이어) 3개 스트림 기업이 협력 개발한 신소재다.


지난 2월부터 실무진들이 매달  만나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조직과 컬러 등을 연구한 결과 5개월 만에 결과물이 나왔다. 특히 시제품으로 만들어진 ‘데님 라이크’ 소재는 폴리를 사용해 데님과 같이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 몸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기능성을 추가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전략 아이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솔섬유 박근후 부장은 “현재 해외 바이어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중 실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이피코리아 크리에이티브는 흡습속건과 보온·항균성을 갖춘 써모엑스(Thermo-X)를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써모엑스는 저데니어 혼방용 기능성 원사로 중공사가 단열 작용을 해 따뜻함을 유지한다.

제이피코리아 크리에이티브가 원사를 생산하고 제이씨 이앤엠(JC E&M)이 원단 형태로 시장에 공급한다. 국내 주요 대학 의류학과와 산학협력으로 Art+Tech 트렌드에 맞는 의류 스타일을 제안하는 ‘트렌드 존(Trend Zone)’은 전시 참가업체 소재 샘플을 활용한 의류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전시회와 별도로 2층에서 열린 신소재 세미나에서는 영원무역 등 글로벌 의류벤더기업이 바이어 트렌드에 맞는 제품기획 방향을 제시했다. 효성(국내 화섬분야 신소재 개발동향)과 삼성전자(IT산업의 섬유소재 적용사례)의 발표도 이어졌다.
/정기창 기자 kcjung100@ktnews.com

■ 한솔섬유 박근후 부장
스트림간 협력 폴리 베이스 ‘데님 라이크’ 개발
향후 5년간 롱런할 아이템

-스트림간 협력으로 개발된 신소재다. 개발 과정은.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조사하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폴리 베이스 ‘데님 라이크’ 소재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2월부터 실무진들이 한 달에 몇 번씩 모여 협의했다. 화섬으로 천연 소재 느낌이 나도록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재 특성과 조직, 컬러 등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난달 최종 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 -어떤 점이 어려웠나.
    “매번 샘플 테스트를 해 가며 설비를 맞추고 불량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쳤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6개월마다 트렌드가 바뀌기 때문에 최단시간 내 원하는 품질 구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 소재는 향후 5년은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피트니스와 요가복 같은 스포츠의류 분야에서 경합하는 소재다. 폴리를 사용, 기존에 쓰던 면과 비교해 가격을 확 낮췄다. 현재 바이어들과 협의를 하고 있어 내년 중에는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 경기는.
    “미주 지역은 지표는 좋지만 섬유패션 시장은 작년보다 어려워 보인다. 특히 대형 브랜드, 리테일러들이 구조조정 중에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새롭게 런칭하는 중소형 브랜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 스포츠, 갭과 올드네이비의 액티브 브랜드 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 내 신규 브랜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대만이 강력한 경쟁국이다.
    “소재 다양성과 인지도, 가격에서 앞선다고 본다. 소싱 업체가 홍콩에 많아 비즈니스 면에서 불리한 면도 있다. 대만은 중국의 관문 아닌가. 대만은 정부 지원하에 기관과 협회, 기업이 한데 모여 화섬 트렌드를 주도하고 인지도를 향상시킨다. 대만 섬유연구기관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화창구 역할을 원활히 수행한다. 기업 친화적이다. 한국은 R&D 위주인데 반해 대만은 상업화에 중점을 둔다.”
    /정기창 기자 kcjung100@ktnews.com


    라필라, 미래형 신소재 ‘폴리프로필렌’ 상용화

    화학섬유직물 제조업체 스포릭(대표 서재철)의 라필라(Raphila)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폴리프로필렌’ 섬유 상용화에 돌입한다.


    라필라는 기능성 섬유 전문 브랜드로 지난 2008년에 설립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주력 제품으로는 스포츠, 아웃도어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이 있다. 이 소재는 프로필렌을 중합해 얻은 열가소성 수지로 이불솜, 돗자리, 보온병 등 산업용소재로 사용됐으나 최근 라필라가 의류용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폴리프로필렌은 염색성이 좋지 않고 균일하게 생산하기 어려워 패션업계에서는 외면했던 소재다. 라필라 서재진 이사는 “라필라가 지난 10년간 100억여원을 투자해 꾸준히 결점을 보완하고 올해 제품개발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폴리프로필렌 제조기술 보유업체로는 국내에서 라필라가 유일하다”며 “해외에서는 이탈리아, 체코, 대만, 일본이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형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폴리프로필렌은 워터 스포츠웨어에 적합하며 경량성, 향균성, 속건성이 뛰어나고 낮은 전도율로 보온성이 우수하다. 또한 섬유 중에 비중이 가장 낮아 물에 잘 뜬다. 특히 라필라는 선염을 통해 기존 폴리프로필렌의 단점인 낮은 염색성도 보완하며 국내외 패션업체로부터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친환경 인증 시스템인 ‘블루사인(Bule sign)’인증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 화승 머렐, 신성통상 탑텐, 이마트 데이즈가 라필라의  폴리프로필렌으로 옷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로는 대만에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 업체와도 협의 중이다. 하지만 폴리프로필렌의 높은 가격은 넘어야할 산이다.
    /조동석기자 zoddong@ktnews.com [2017/07/07]    

  • 정기창기자 kcjung100@k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