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 대학 강의록 ‒ 쪽의 유전자 제 1부 : 데님의 기초 지식 <1/2>

  • 작성자 admin
  • 등록일 201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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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패션 위크(Japan Fashion Week) 추진 기구와 섬유 패션 산업 협의회(纖維 Fashion 産業 協議會)는 2010년 6월에 특별 강좌로 ‘데님 대학(Denim 大學)’을 개강하였다. 강의 내용은 가이하라(貝原) 기업의 가이하라 회장이 제 1부인 ‘데님의 기초 지식’을 에드윈 상사의 고바야시(小林) 전무가 제 2부인 ‘세계의 이목을 끌 일본의 진즈(jeans)를 강의하였다.

이 강좌는 일본의 섬유와 관련된 학생과 섬유인들에게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일본이 개발한 데님과 진즈를 받쳐주어야 할 ‘쪽의 유전자’를 전승하려는 것이었는데, 다음은 그 강좌의 주요 내용이다.


제 1부 : 데님의 기초 지식

◎ 일본의 데님 쪽 염색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강의는 ‘가나다······의 가’부터 말하겠다. 그러기 전에 내가 소속되어 있는 가이하라 회사는 1893년에 조부가 빙고(備後 : 廣島縣 東部 地域)에서 가스리(絣 또는 飛白 織物)’ 제조로 시작하였다. 그 이후로 계속 ‘쪽 염색’을 가업으로 이어 받아왔다.

그 당시의 쪽 염색은, 쪽물이 들어있는 독에 여러 번 실을 담갔다가 짜는 아주 중노동이었다. 그래서 이 작업을 개량하고자 기계로 염색할 수 있게 개발하였다. 독 대신에 장방형의 쪽물이 들어 있는 나무통에 실을 넣어 그 속에서 짜서 건져내는 장치였다. 왜 통속에서 짜느냐 하면, 쪽 염색은 공기와 닿으면 염료가 산화되어 발색하기 때문이다. 독 위에서 짜고 있을 때는, 독에 산화된 액이 섞여, 색이 불안정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액속에서 짠다는 ‘아이디어’는, 목욕할 때 목욕통 속에서 수건을 짜면 표면은 물로 젖어 있어도 속에는 별로 물이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쪽 물통 속에서 짜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기계는 1954년에 가이하라에서 개발하였으며 제조도 하였다. 이 기계를 삼비{삼비 : 비젼(備前)·비추(備中)·빙고(備後)} 산지의 쪽 염색 기업에게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 기계가 사용되면서 그때까지의 쪽 염색에서 중노동이 줄어들었다. 1960년에 빙고(備後)의 비백(飛白 : 흰색을 건너뛰면서 만드는 무늬) 생산은 300만 필에 이르렀는데, 이것도 이 염색기가 없었으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런 뜻에서 일본의 ‘데님 염색의 원점’은 바로 이 염색기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 후로 가이하라에서는 광폭(廣幅) ‘비백 직물’을 생산하였으며, 특히 중동으로 수출하는 민족 의장(民族 衣裝)인 사롱(sarong :回敎徒들이 허리에 감는 衣服)의 생지를 많이 수출하였다. 그러던 것이 1967년에 무역 결제에 사용하던 영국 파운드 시세가 크게 떨어졌다. 그래서 수출이 어렵게 되었다. ‘가이하라도 망하겠다.’는 소문이 돌자 250명이던 종업원이 너도 나도 사직하여 150명으로까지 줄어드는 등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바로 그 당시, 일본에서는 학생 운동이 한창이었다. 미국에서도 베트남 반전 운동이 고조되고 있었다. 그들 젊은이들의 패션으로써 진즈(jeans)가 잘 팔려나갔다. 그런 무렵에 “미국에서는 데님용 실을 로프(rope)처럼 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자, 가이하라에 “데님용 실 염색기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 데님 생산은 로프 염색기 개발로 본격화

그리하여 1970년대에 로프 염색기를 개발하였다. 이 염색기로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데님 생산을 스타트하게 되었다. 처음에 실의 속이 흰 ‘심백(芯白) 데님사’를 염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까지의 염색기는 염색물에 담가두는 시간이 길어 실의 속까지 염색되었었다. 그러나 로프 염색기는 연속 염색이므로 침지 시간이 짧고 인디고(indigo) 염료의 입자도 컸으므로 실의 속까지는 침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데님은 대부분이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었는데 로프 염색기가 개발되면서 일본산 데님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데님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데님 진즈라는 상품이 국경이나 계절, 연령층 등에 휘둘림을 당하지 않는 매우 기동성이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여기서 데님 생산 공정을 간단히 소개한다. 데님의 경우 먼저 원면이 중요하다. 데님에 적합한 면화와 좋은 면화는 다르다. 극세(極細) 번수에 사용되는 초장면(超長綿)으로 데님을 만들면 빳빳한 맛이 부족하다. 데님에 필요한 면화는 부드러운 맛과 어느 정도는 빳빳한 맛이 필요하다.

실로 방적하는 데는 링 정방(ring 精紡)과 OE 정방이 있는데 링 정방보다도 OE 정방이 생산성이 좋다. 링 정방은 조금씩 꼬임을 주고 있는데, OE 정방은 단숨에 섬유를 결속하여 실을 만들므로, 강하게 꼬임을 주지 않으면 요구되는 강력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링 정방사가 피부에 닿는 것이 소프트하고 OE사는 단단하다.

다음은 실을 물들이는데, 먼저 실을 로프(rope) 모양으로 접어 로프 정경(rope 整經)을 거쳐 로프 염색한다. 가이하라에는 모든 준비 공정이 갖추어져 있으며 기계로 직접 제조하고 있다. 염색이 끝난 로프는 사이징(sizing : 加糊)할 수 있게 풀어 직포 공정으로 옮겨지고, 제직된 직물의 운반 등은 로봇이 하고 있다. 품질을 안정화하고 사고를 막는 안전성을 위하여 가급적 자동화하고 있다. 생지 검사는 전품 검사를 하고 있다.

최후로 정리 가공(整理 加工) ․ 피니싱(fisnishing)을 하며 여기서도 전품 검사를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신징(singeing : 燒毛)으로 잔털을 없애고 사행 방지 처리(斜行 防止 處理)나 방축 처리를 한다. 여러 가지 가공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 후로 물성 검사를 거쳐 롤 업(roll up)하여 출하한다. 이런 공정도 자동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