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겨울이 되면 눈이 올 때마다 교통이 마비되거나 많은 교통사고로 적지 않은 고생을 하게 된다. 차도를 덮고 있는 눈을 제거하기 위하여 외국에서는 큼직한 제설차(除雪車)가 차도 의 눈을 길 밖으로 퍼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분 말”을 제설제(融雪劑)로 도로에 살포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염화칼슘은 원래 고체로서, 눈이나 얼음과 섞이면 이들 고체의 융점(融點)이 낮아져서 액체가 된다. 이러한 현상은 고체와 고체가 섞이면 융점이 저하되는 융점강하 현상이다. 그런데 섬유제품의 사고 중에는 고체와 고체가 섞여 융점이 떨어짐으로써 생기는 사고도 간혹 발생하고 있다.
천연섬유 중 모나 견의 동물성 섬유에 사용된 방충제(防虫劑)의 주머니가 터졌는데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액체가 흘러나와 보관해 둔 옷이 못쓰게 된 사례가 있다. 
 이러한 트러블은 두 가지 이상의 방충제가 섞이게 된 경우에,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보면, 예부터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충제인 “장뇌(樟腦, camphor)”와 또한 방충제로써 많이 사용되고 있는 “파라디클로로벤젠(para- dichlorobenzene)”을 분말로 만들어 섞어주면 상온(常溫)에서도 바로 녹아 액체가 된다. 장뇌는 상온에서 고체이며, 융점은 178℃로서 상온보다 상당히 높은 고체이지만, 다른 고체를 만나면 융점이 심하게 떨어지는 물질이다. 또한 “파라디클로로벤젠”은 백색분말로 휘발성이 있으며, 융점 은 53℃로서 상온보다는 약간 높을 정도의 고체로서 액화되지 않아 살충제나 방충제 또는 농약 등 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두 약제를 섞어주면 부피가 커지면서 액화나 기화가 일어나고 포장 주 머니가 터지며 색다른 액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방충제의 종류를 바꿀 때에는, 지금까지 사용한 방충제의 나머지를 모두 버리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한 경우가 있어, 옷장 속의 모든 옷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방충제의 냄새를 완전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 기화(氣化)된 방충제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고가의 털옷이나 비단 옷을 버리게 되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다양한 섬유가공을 하게 되면서, 물에 녹지 않는 장뇌를 알코올과 같은 용제(溶劑) 로 용해시키고 이를 가공제의 용매(溶媒)로 사용할 경우 다른 가공제와 장뇌와의 혼합으로 융점이 떨어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고급 털옷이나 명주옷 등을 보관할 때에는 방충제의 혼합에 의한 융점 강하로 인한 트러블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