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멜란지 같은 옷을 좋아해서 그런지, 요즘은 안료 염색물이 인기가 있으며, 한 수 더하여 비싼 섬유 제품에도 안료로 염색된 제품이 곧잘 눈에 띈다. 
색깔이나 모양새가 단순한 것은 싫증이 나서 그런지 얼룩져 있거나 색이 어지럽게 보이는 듯한 섬유 제품에 매력을 느끼는 구매층이 있어, 세탁할 때마다 색이 점차 바래는 것도 오히려 즐겁게 느끼는 듯하다. 
그러나 안료 염색물은 안료가 섬유와의 밀착성도 충분하지 못한 수가 있고, 바인더로 만들어진 보호막도 확실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 부분적으로 안료의 색이 바래는 사고가 짐작보다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특히 가정에서 세탁할 때 액체 세제나 유연제의 원액을 뿌려준 다음에, 어쩌다 상당 시간이 지난 후 세탁을 하면 세제나 유연제가 뿌려졌던 부분의 안료가 다 떨어져 희게 바래는 수가 있다. 
안료와 섬유의 결합력에는 한계가 있어, 결합 부분의 계면이 활성화하면 박리 비슷한 현상이 생긴다. 안료를 배합한 염색은, 배합된 성분마다 결합력이 조금씩 서로 다르므로, 결합력이 약한 성분이 먼저 떨어져 나가게 되어, 남아 있는 부분은 얼룩 모양이 되는 사고 사례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청색계 안료는 질소 산화물(nitrogen oxide)에는 내성이 있는데 습기가 높은 환경에서 오존에 대한 내성이 약해서 변색하는 사고가 생긴다. 
옷을 입고 있는 동안에 마찰로 생기는 오염도 상당하여, 흰색의 내의나 여성용 속옷인 란제리에 색이 묻어나는 사고는 적지 않은 것 같다. 추동절 옷이면 안감을 넣음으로써 오염을 막을 수도 있는데, 춘하절 옷은 그럴 수도 없어 안료 염색물의 뒷면을 백색 안료로 칠해버린 천도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고들을 보거나 들으면, 염료 분자는 섬유의 구조 속으로 확산되어 있어, 하나의 분자 상태이기는 하나 섬유가 둘러싸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안료는 여러 분자의 집합체가 뭉 쳐 있으며, 섬유 위에 부착된 상태이므로, 이들 색소는 불안정한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안료 염색물은, 얼마 전에야 염료 염색물에 새로 끼어들었지만, 안료만이 갖고 있는 색다른 장점을 잘 살리면 그 나름대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을 것이며, 특히 백색 안료는 백색 염료 가 없는 만큼 색다르게 이용할 수 있는 범위나 방법이 개발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