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물에서 일어난 변색 사고 중에서 여러 가지 사고 가능성을 고려해 봐도 잘 풀리지 않는 변색 현상이 간혹 있는데, 예를 들면 염색물에 접착된 심지와 접촉된 부분의 변색이다. 이 경우 접착에 사용된 폴리머(polymer)의 성분 때문이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 폴리머자체는 변색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있어 원인추정이 매우 어렵게 되는 경우 가 있다. 이 경우에는 폴리머를 중합할 때 사용되는 중합 개시제의 잔류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폴리머의 중합시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약제로 BPO라고 하는 중합개시제를 사용한다. BPO는 과산화 벤조일(benzoyl peroxide)의 약칭으로, 보통은 톨루엔(toluene) 등에 용해하고, 중 합 반응의 촉매로 사용된다. 중합반응이 끝나면 보통은 촉매는 공기중에 휘발되어 제거되므로 잔 류하지 않는다. 한편, 중합반응을 종결시키기 위해서는 중합 금지제가 사용되는데 보통 환원성 물질로서 DOHQ 등이 사용된다. DOHQ는 환원제로서 메탄올과 같은 분자간 작용이 강하고 각종 특이성(特異性) 이 있는 극성 용매에 잘 녹는다. 이와 같이 폴리머의 중합에 사용되는 산화제, 환원제가 제거되지 않고 중합 후에도 잔류할 경우, 이러한 약제가 접촉하고 있는 염색물을 변색시키는 원인이 되는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제품 포 장시 라벨용 필름이나 종이 스티커를 붙이게 되는 데 이때 사용된 스티커의 접착제(폴리머) 성분 중에 중합개시제라든가, 중합금지제 등이 과다하게 잔류하여 변색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약제들은 보통 폴리백 위에 붙였다 하더라도 폴리백을 통과하여 염색물에 변색을 일으키 므로 매우 주의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제조된 지 얼마 안된 새 스 티거 제품은 반드시 상온에 오래 방치하든가 50~60도의 건조 오븐에 넣어 잔류약제를 모두 휘발 시켜 제거한 후 사용하여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티커 등에 사용되는 저렴한 제품에 사용되는 접착제라 하더라도 반드시 사용 량을 준수하여 불필요한 약제가 잔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손톱크기 만한 종이 스티거 하나 가 수십만원 상당의 고급제품을 불가역적으로 훼손시키는 변색사고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드라이 클리닝 후에 변색이 발생하였을 때 이러한 중합개시제나 금지제가 유용성인 경우 클 리닝 후에 녹아나와 다른 인접한 세탁물에 변색 트러블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