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된 제품의 견뢰도 때문이 아닌 불만요인 중에는 세탁과정에서 생기는 오염사고가 있다. 오염사고를 보면 흰색 제품이 보기에도 그럴싸하게 핑크색으로 바뀌기도 하고, 흰색 타월이 노란 색 타월로 물들어 있기도 하여, 얼핏 생각하면 염색물과 함께 세탁할 때 떨어진 염료가 흰색 섬유 물에 오염된 것으로 짐작할 만한 사고가 있다. 그러나 절대로 다른 염색물과 함께 세탁하지 않았ek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세탁조건 등을 정확히 조리 있게 밝힐 때는 소비자의 진술을 부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염색물과 함께 세탁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오염사고가 생겼을까? 이러한 부류의 사 고가 생길 수 있는 여러 조건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런 사고는 있을 수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런 사고를 “관내 오염(罐內汚染)”이라고 부른다. 예를 든다면 청색 섬유물을 세탁하였는데 색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떨어진 염료가 세탁기의 관(罐)내의 이음매, 틈새나 구석진 데에 싸여 있 어, 세탁기의 관 속을 깨끗이 청소했는데도 손이 미치지 않게 됨으로써 “관내 오염”의 원인이 된 다. 관 속에 염료가 침착되어 있는 것은 대부분 음이온(anion)계 염료가 양이온(cation)계 유연제 등 과 화합(化合)하여 물에 녹지 않는 화합체가 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특히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들러붙어 있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염색물에서 용해된 염료가 세탁기의 관내 구석구석에 침착되는 현상은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사고원인도 확실히 규명하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 세탁온도가 높아졌거나 세제의 종류가 바뀌거나 하여 침착되어 있던 화합물이 녹아서 흰 세탁물을 오염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흰 섬유물을 다른 염색물과 함께 세탁하지 않았어도 흰 섬유 물은 청색 등으로 오염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사고 중에는 오염화합물이 뭉쳐서 반점 모양의 오염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음이온계 염료가 양이온계 물질과 화합물을 만든 경우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관내 오염”은 “관체(罐体)오염” 또는 물 속에 숨어 있다가 느닷없이 상대방을 공격하여 괴 롭힌다는 뜻에서 “서브마린(submarine, 잠수함)오염”이라고도 하는데 공인된 용어는 아니나 관련 업계에서 비공식적으로 통용되는 용어이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려면 세탁기 속을 항상 깨끗이 하는 수밖에 없는데, 잘 살펴보면 의외로 세탁 기의 구석진 곳이나 주변이 불결하기도 하고, 티슈 페이퍼(tissue paper) 등이 물에 풀려 실밥 등 과 엉켜 찰흙이나 풀딱지처럼 구석구석에 들러붙어 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관내 오 염”의 잠재된 사고원인으로 숨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