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일~12월11일 아마존 온라인 점유율 36.9% 1위

소비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구매로 환승

해외 브랜드, 국내 바잉오피스 운영…일부 물량 국내로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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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미국에서 들려오는 주요 백화점들이 폐장 소식에 국내 의류업계에는 전운이 감돈다. 미국의 주요 백화점들이 폐점과 인력 감축 등의 구조 조정안을 잇달아 내놓았다. 현지 언론들도 이 같은 소식을 긴급 타진했다. 지난해 미국 최대의 대목이자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2016.11.24~)’ 할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실적 만회에 실패한 주요 백화점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는 백화점의 온오프라인 시장의 명암을 갈랐다.

온라인유통 시장 조사기관인 슬라이스 인텔리전스(slice intelligence)가 지난해 11월 1일부터 12월 16일까지 온라인으로 거래된 영수증 17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아마존닷컴(AMAZON)이 시장점유율 36.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베스트 바이(Best Buy)가 3.9%로 2위, 타깃(TARGET)이 2.9%, 월마트(Walmart)가 2.7%, 메이시(Macy’s)가 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11일부터 17일까지 1주간 아마존의 온라인판매 시장점유율은 45.5%로 치솟았다.

 

영국의 대표적인 컨설팅 회사인 콘루미노(Conlumino) US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1% 늘어났다. 반면 오프라인 소매점의 수익은 2.6% 늘어나는데 그쳤다.

 

메이시스, 시어스 등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는 소비자의 쇼핑 패턴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민간조사그룹인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가 공개한 ‘Consumer Confidence Index 2016’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2013년 12월 107.4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11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소비자의 지출액도 1961억달러(한화 235조9475억원)로 지난해 같은 보다 3.8% 늘어났다. 연말 소비 지출액도 2011년 이후 최고치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매장은 고전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백화점들은 폐장 및 인원 감축 등을 골자로 한 구조 조정안을 잇달아 내놓았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최대 백화점 메이시스(Macy’s Inc.)로 올해 매장 68개를 닫고 전체 직원 중 4%인 1만 여명의 인원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지난 4일 밝혔다. 메이시스는 앞서 지난해 6월에도 전체 730개 매장 중 100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1만 명 중 3900명은 이미 지난해 8월 확정된 인원 감축 계획에 따라 감축되는 인원이 포함된 수치다.

 

메이시스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메이시스는 이번 구조 조정안으로 약 5억5000만달러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지만 동시에 1만여명이 실업 위기에 놓였다. 경영 부진의 책임을 지고 2월달 사임을 앞둔 테리 룬드그렌 메이시스 CEO는 “생산성이 낮은 매장은 문을 닫는 대신 실적이 좋은 온라인 사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시어스백화점과 K마트를 운영하는 시어스그룹(Sears Holdings)도 지난 5일 구조 조정안을 통해 올해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시어스 42개 매장과 K마트 108개 매장 등 총 150개를 폐점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시어스그룹의 매장 임대법인인 SGP(Real Estate France SGP)이 실적이 부진한 19개 매장의 임대를 중단하겠다는 통보에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

 

시어스그룹의 에드워드 램퍼트(Edward S. Lampert) 회장 겸 CEO는 “재무 유연성과 장기적인 운용 개선을 위한 조치”라며 “장기적인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 운영 성과를 개선하기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어스그룹은 이번 개선안으로 기존 매장 중심의 자산 집약적 비즈니스 모델에서 멤버십 중심의 자산 경량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수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Shop Your Way’ 멤버십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통합 소매 전략, 즉 온라인 쇼핑몰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또 자회사인 Craftsman의 브랜드 영구 라이선스 사용 및 15년간 브랜드 로열티 무상사용 등의 계약조건을 내건 7억700만달러 규모의 매각안도 내놓았다.

 

JCPenny도 오는 1월 28일 헌츠빌의 매디슨 스퀘어 몰의 앵커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매장 폐쇄로 120여명이 실업 위기에 내몰릴 위기에 봉착했다. JCPenny는 2년 동안 74개 매장을 정리하고 지난해에도 추가로 7개 매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콜스(Kohl's)도 지난해 11~12월 매장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어들었다.

 

이 같은 미국 주요 백화점과 소매점들의 연이은 폐점 계획에 국내 의류 벤더와 협력업체들의 시름만 커지고 있다. 국내 의류 벤더로부터 수주를 받은 협력업체 중에는 메이시스나 시어스 등에 직거래 수주를 병행하는 기업들도 많다.

 

그나마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에 법인이나 지사 형태로 바잉오피스를 개설하며 국내 벤더들에게 오더를 주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미비하다. 대표적인 아메리칸 이글(American Eagle)도 대만 오더 일부를 지난해부터 한국 업체에도 돌리고 있다. [2017/01/11]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