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에 글로벌 섬유 기업 선제적 대응
성 회장 주지사 면담 한국기업투자 협력 합의
섬산련, 3월 말 대규모 투자조사단 파견, 통상 마찰 해소
법인세 내리고 전력료 싸고 노조결성도 낮아 투자 적지

성기학 섬산련 회장이 지난13일(현지시간) 로이쿠퍼 주지사와 환담한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트럼프노믹스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앞 다퉈 결정한 것과 때를 같이해 국내 섬유업계도 미국 내에 공장 진출을 위한 투자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지난 13일 미국 섬유산업 중심지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집무실로 로이쿠퍼 주지사를 예방하고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에 따른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등 현지 투자에 따른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의견 교환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로이쿠퍼 주지사는 성 회장에게 “세계 섬유업계를 선도하는 한국 기업의 진출을 적극 환영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실제 금년부터 법인세율이 4%에서 3%로 낮아졌고 전력료도 KW당 5~6센트로 한국이나 중국의 절반에 불과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기업 경영하기 좋은 주 2위의 장점을 적극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강태진 서울대 교수, 김부흥 섬산련 국제통상팀장이 배석했다.
성 회장은 “트럼프노믹스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섬유· 패션 기업들의 가장 큰 주시장인 미국에 한국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하고 일단 오는 3월 말 섬유패션업계 대표로 구성된 대규모 투자 조사단을 파견하자고 섬산련 사무국에 지시했다.
성 회장의 이 같은 발 빠른 행보는 현대· 기아 자동차와 도요타,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삼성, LG 등 각국의 기업들이 트럼프노믹스로 인한 수입 규제와 세금 폭탄 등을 의식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과 때를 같이해 이루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고 타당한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국 내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주로서 섬유 공장 700여 개가 몰려있는 섬유 산지이며 해외 섬유산업투자의 40%가 집중돼 있는 지역이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1887년에 설립된 명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이 있는 곳으로 이 대학이 미국 내 섬유공학 박사학위 소지자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섬유 관련 과학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명문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효성의 타이어코드 공장과 칠성섬유가 운영하고 있는 사가공 공장, 고려텍스타일의 부직포 공장이 진출해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노동조합 결성률도 주 전체 사업장에서 3%에 불과하는 등 섬유 기업 경영이 유리한 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해 일자리 1개당 최고 3,000달러(352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실제 2014년 800만 달러를 투자해 가연공장을 진출한 칠성섬유는 60명을 고용하는 조건으로 주 정부로부터 8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한국 섬유 기업뿐 아니라 대만의 간판 섬유기업인 에버레스트가 지난 달 향후 5년간 1억 8,500만 달러(2,17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성기학 회장과 로이쿠퍼 주지사 면담에 참석하고 돌아온 강태진 서울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등장으로 예상되는 한·미 간 통상 마찰을 줄이고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방편으로 현지 투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 역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성기학 회장을 집무실에서 직접 면담하며 한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요청한 로이쿠퍼 신임 주지사(60)는 지난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월 팻 맥크로리 당시 주지사를 꺾고 당선돼 지난 1월 2일 취임했으며 주지사 취임 이후 집무실에서 외국 주요 인사를 만난 것은 성기학 회장이 처음이란 점에서 간판 글로벌 섬유· 패션 기업인인 성 회장에게 각별한 예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섬산련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섬유업계 투자조사단 모집에 곧 착수하며 주 정부 투자청 등과 구체적인 투자환경조사 및 세제, 금융, 노동 각 분야의 세부 상황을 정밀조사해 업계에 알림 방침이다. <조> [201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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