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방 이어 영원무역, 대한방, 효성, 윌비스 등 직· 간접 투자
1일 12시간 2교대 주4일 근무, 연장 휴일수당 없어 임금 한국과 비슷
전력료 한국의 절반, 인프라 좋고 인력 풍부 원산지 혜택 장점 많아

노스캐롤라이나주 전경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에 직접 들어가는 전략”이 적중할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의류 시장인 미국에 직접 들어가 「made in USA」의 장점을 활용하고 과대 포장된 임금구조와 달리 실질임금이 한국과 엇비슷한 데다 전력료가 한국의 절반수준이란 점에서 섬유· 패션 제조 여건이 미국이라고 한국보다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섬유· 패션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R&D 습득과 인력 양성을 위해 미국에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 중인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성기학 회장이 단장을 맡아 미국의 최대 섬유 산지 노스캐롤라이나주(NC)를 다녀온 섬유· 패션업계 미국 투자조사단이 지난주 귀국하면서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임금 국가인 미국 진출의 공포감이 많이 해소되면서 직· 간접 투자 열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해 주정부와 투자청, 현지 진출 한국기업 가동상황을 직접 조사하고 귀국한 투자조사단이 본지에 알려온 바에 따르면 한국기업 30여 개 사를 비롯 세계 각국에서 투자한 700여 개의 섬유 공장이 비교적 활발히 가동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제조업 경영 환경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양호하다”고 밝혔다.
실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진출해 활발히 경영하고 있는 칠성섬유 공장을 견학한 투자조사단은 시간당 임금이 최고 15달러 내외이지만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 노동인력이 풍부해 근로자 조달이 용이하고 임금 격차가 큰 것은 물론 주 4일 근무 3일 휴일제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임금 수준이 한국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일 12시간 2교대 근무제를 시행해 4일간 48시간 근무하고 3일을 쉬는 근로자들은 휴일 수당이나 연장근무 수당이 들어가지 않아 한국처럼 기본급 외에 연장, 특근 수당과 복리후생비가 필요 없어 한국 임금 수준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made in USA」 선호도가 매우 높고 원산지 장점이 큰 데다 제조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력료가 한국의 절반수준이어서 오히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미국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주정부나 주정부 투자청 등 공공기관이 일자리 창출기업에게 임금지원 등의 인센티브와 함께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는 등 경제 대국의 기업 유치 노력이 적극적이라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여건을 활용해 가연업체인 칠성섬유부터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회사 주某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에서 제조업 분위기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세계 최대 섬유전문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서 배출된 유능한 공학도가 많고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발달돼 있어 직접 투자뿐 아니라 기존 공장 직원 교육과 인근 카리브국가 공장 직원들의 기능 교육 프로그램도 매우 유리한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미국의 제조업 여건의 실상이 직접 확인되면서 미국을 향한 섬유· 패션업계의 직· 간접 투자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내 중견 면방업체인 삼일방이 그동안 투자를 검토하던 베트남 진출을 포기하고 가장 먼저 미국 애틀랜타 소재 스위스계 면방업체인 허만 뷸러 면방공장을 인수하고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첨단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고딕-본지 3월 27일자 1면 톱기사· 2면 칼럼 참조>
또 날로 강화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국 직접진출여건을 정밀조사하기 위해 섬유· 패션업계 투자조사단을 이끌고 현지를 방문하고 귀국한 성기학 섬산련 회장이 영원무역의 현지 투자를 위해 시애틀 법인을 NC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어 면방업체인 대한방은 그동안 중국산 면 원단 생지를 한국으로 들여와 대구에서 프린팅해 미국에 수출하던 전략에서 미국에 직접 면 프린트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made in USA」로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효성은 추가적인 현지 직접투자는 아니지만 NC에 진출해 있는 타이어코드 공장과 별개로 운영 중인 에어백 원단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대학으로부터 기술 지도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번 투자조사단에 합류한 의류벤더업체인 윌비스는 도미니카 공장 직원들의 기술 교육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에 의뢰해 실시할 계획을 세우는 등 최근 성기학 회장 주도로 섬산련이 주선한 섬유· 패션업계 미국 투자조사단 파견을 계기로 미국 투자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조>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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