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 상황 따라 환율 오르락내리락

美 트럼프 행정부, 기업 법인세 인하 강행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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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118.4원으로 전분기말과 비교해 89.3원이 하락했다. 3개월간의 원화 값이 8.0% 절상된 셈이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통화 중 3번째로 높은 절상률이다. 1분기 미 달러화 대비 G20 국가들의 통화는 평균 3.7% 가량 절상됐다. 원화는 주요 통화에 비해서도 절상 폭이 컸다. 주요 15개 통화 중 멕시코(10.7%)와 러시아(9.5%)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원화는 또 엔화 대비 3.5%, 위안화 대비 6.6%씩 절상됐다. 수출 호조로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증시에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당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올 1분기 달러화 강세로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물거품이 됐다. 국내외 투자자문기관들도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00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빗나갔다.

올해 1월초 출발은 순조로웠다. 지난해 연말 1,200원대 원달러 환율 분위기를 타고 1월 2일 기준 1,210원을 찍었다. 그러나 1월 11일 기점으로 1,200원대가 무너졌고, 3월 27일 1,108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어 4월 26일 1,125원으로 마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달러 경계 발언’과 환율 조작국 지정, 미국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계획 등이 달러를 약세로 전환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언론매체는 프랑스 대선, 수출네고물량(달러매도) 증가, 한반도 안보상황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첫째,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 진보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후보가 1위로 예선을 통과하며 프렉시트(Frexit, 프랑스의 EU탈퇴)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로 쏠렸던 돈들이 다시 유로화오 파운드화로 몰리고 있다. 원화에는 강제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월말을 맞아 수출 네고물량(달러매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증가로 늘어난 네고물량이 외환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원화강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북한 타격설, 북한의 핵실험 등 한반도 전쟁설이 고조로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대북 공조에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대신 화력훈련으로 도발 수위를 낮추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북핵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외국인들의 원화 사재기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증거로 4월 25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4.5원 내린 1,125원에 마감했다. 동시에 국내 주식시장에는 대거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끌어내리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11포인트 올랐다. 이날 2011년 4월 22일 이후 6년여만의 최고치를 갱신했다.

최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 관련한 미국 재무장관의 세제개혁 발언이 이슈를 모으며 원달러 환율을 떨어트리기도 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1,150원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전망치인 1,170원보다 약 20원 정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애초 달러화 강세에서 약세로 전망을 바꾼 셈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적으로 1,100~1,150원의 박스권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아 변동 폭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7/04/27]

김성준 기자 tinnews@t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