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월염색사업협동조합(이사장 이병학) 이사진들이 베트남 호치민에 진출한 한국 투자기업의 실태 파악과 향후 전망을 조사하고 현지 업체와의 교류를 위한 산업시찰을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진행했다. 사진은 16일 첫 방문지로 찾은 삼일비나에서 김재우 회장, 박일봉 법인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억2천만불 매출을 올린 삼일비나는 베트남 진출기업 중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 TIN뉴스

 

 

삼일니트, 정우섬유, 동림유화 방문… 진출업체와 협력방안 모색

현지 투자기업 동향과 시장 전망, 정보공유로 새로운 기회 창출

 

반월염색사업협동조합(이사장 이병학) 이사진들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한국 투자기업의 실태 파악과 향후 전망을 조사하고 현지 업체와의 교류를 위한 산업시찰을 6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진행했다.

 

이번 산업시찰 방문단에는 반월염색조합 이사장인 (주)장유 이병학 회장, 대동텍스(주) 김인식 회장, 나영식산업(주) 나영식 회장(중부염색조합 이사장), (주)성보산업 하득룡 회장, 케이엠에프(주) 정승제 회장, (주)한영나염 박현섭 회장, (주)동인섬유 김동인 사장, 삼우실크 남우현 사장, 반월염색조합 강선규 전무가 참석했다. 이외에도 서문호 (재)섬유패션정책연구원 이사장과 본지 장석모 발행인이 동행했다.

 

이들 방문단은 도착 첫날에는 삼일비나, 정우비나, 동림유화를 방문해 공장에 대한 소개와 공정을 견학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둘째 날에는 경인양행에서 주관한 기술세미나에 참석해 ▲ FITI시험연구원의 지속가능의류연합 & Higg Inedex ▲ 경인양행의 ZDHC 이해 및 환경규제대응, PES and CDP, 2018 트렌드 컬러, 염색공정 트러블 솔루션 등 다양한 주제를 강연을 통해 접했다. 

 

마지막 날에는 베트남 섬유패션인 친선골프모임을 통해 현지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상생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친선골프모임에서는 한세C&T 배한권 전무가 우승을, 일광비나 홍성준 대표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 삼일비나 박일봉 법인장이 PPT를 활용해 삼일비나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 TIN뉴스

 

첫번째로 찾아간 삼일비나(회장 김재우)에서는 먼저 박일봉 법인장이 PPT를 활용해 삼일비나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간담회를 통해 김재우 회장이 현재 베트남 진출기업들의 동향과 애로사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앞으로의 시장 전망에 대해 밝혔다.

 

특히 베트남 진출 10년을 갓 넘긴 삼일비나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겪었던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을 방문단들과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으며 대한민국 섬유산업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아래 상호 간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직접 공장 구석 하나하나를 일일이 소개하고 돌아가는 길까지 마중하는 등 빅 바이어 못지않은 환대를 해줘 방문단들에게 좋은 인상을 선사했다.

 

▲  반월염색사업협동조합 산업시찰단을 반갑게 맞이하는 삼일비나 김재우 회장    © TIN뉴스

 

1988년 설립한 화섬 및 편직물 제조 수출기업 삼일니트의 베트남 법인 삼일비나는 2006년 호치민 근처 동나이 롱탄 공단에 세워졌다. 첫 진출 당해 136만불 매출로 출발해 지난해에는 1억2천만불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부지를 확장하면서 토지 9만1천sqm에 건평 7만4천sqm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총 1350명으로 연사가 100명, 편직이 400명, 염가공 550명, 나염이 200명 기타관리 100명이며 이중 한국인은 60명 정도다.

 

연사, 편직, 염색, 가공, 나염까지 같은 바운더리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코튼 ▲코튼+폴리 ▲코튼+모달 ▲ 레이온+모달 ▲폴리+레이온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판물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케파별로 살펴보면 연사는 Interlace 4대, Twisting 160대를 보유하고 있어 월 80만kg의 연사 및 인터레이스를 생산하고 있다.

 

편직은 Single 270대, Double 120대, Rib전용기 89대, Auto Striper 1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 300만kg의 원단을 생산하고 있다.

 

염색은 상압(Natural)이 28대, 상고압 21대, 고압(Synthetic)이 2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 300만kg을 염색하고 있다. 나염은 Flat 4대, Rotary 1대, Heat Transfer 1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 50만~55만kg, 길이로는 150만~200만 야드이다.

 

가공은 현재 Heat Set 14대, Compact 4대, Tumble, Net Dry 2대, Singeing, Peach를 보유하고 있으며 650만 파운드 약 300만kg의 가공 케파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현재 일일 염색양은 10만kg 정도로 염색양부터 가공치까지 따지면 월 300만kg의 케파를 하고 있는데 향후 2020년까지 전 공장에서 월 400만kg까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김재우 회장은 삼일비나가 자리 잡기까지 겪었던 자신의 경험담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다.   © TIN뉴스

 

김재우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먼저 베트남 진출 배경을 한국의 일손 부족으로 꼽았다.

 

“2006년부터 여기에 와서 시작해 만 10년이 넘었는데 6~7년 고생하다가 3~4년 전부터 조금씩 안정된 것 같다. 해외에서 공장을 해보니까 어려운 게 많았다. 베트남의 경우 정부 규제니 이런 것들이 워낙 대단한 국가라 애를 많이 먹었는데 한 10년 지나가니까 익숙해졌다.”

 

“저도 시화공단에서 염색공장을 하고 칠곡에서도 편직공장을 하고 있지만 사람을 구하는 게 워낙 힘들었다. 특히 편직공장 같은 데는 불법 외국인들 잡아간다고 도망 다니고 일할 사람이 없는 게 큰 죄를 짓는 것처럼 비치는 게 마음이 아팠다. 이게 무슨 큰돈을 번다고 죄진 것처럼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좀 들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만 여기도 다들 오더가 풍부한 것만은 아니다. 가만히 보면 바이어들은 중남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여기저기에 가서 공장을 짓게 하는데 바이어들은 좋을지 몰라도 막상 공장하는 사람들은 해피하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간 그래도 여기에는 사람이래도 있으니까 지금 베트남 사람 1300명 정도 있는데 사람 구하는 데는 크게 애로사항은 없다.”

 

“그래도 여기 봉제공장 같은 데는 또 벌써부터 사람이 없어서 애를 먹고 있는데 아직까지 염색이나 편직은 사람 때문에 애먹지는 않는 것 같아서 그런 면에서는 한국보다 여건은 좋은 것 같다.”

 

▲ 박 법인장은 최저임금만 받는 사람이 없다며 총액기준 최저임금의 3배 이상은 받는다고 설명했다.   © TIN뉴스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박일봉 법인장이 베트남의 임금 체계에 대해 설명했다.

 

“베트남은 임금방식을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이 기본급과 호봉 2가지가 올라간다. 1년차와 2년차가 급여가 같을 수가 없다는 것으로 일종의 호봉이라고 봐야 한다. 급여를 기본급 받는 인원 올려주면 기본급 이상을 받는 인원도 급여가 같아 지지 않도록 같이 올려줘야 한다.”

 

“기본급의 경우 지난 5년간 8~15%씩 매년 올랐으며 호봉은 4%~8% 매년 올라가기 때문에 6년에 한 100% 오른다고 보면 된다. 최저임금이 월 375만동으로 165~170불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최저임금만 받는 사람이 없다. 총액기준 최저임금의 3배 이상은 받아간다.”

 

“일단은 1개월이 지나면 10%정도 업차지(upcharge)를 줘야하고 염색업은 위험업종이라고 해서 위험수당이 들어간다. 야간근무를 하니깐 야간수당이 30% 붙고 잔업을 4시간 정도하면 잔업비가 들어간다.”

 

“저희 회사는 10년이 넘었으니까 7~8년 된 직원은 기본급 자체가 250불~300불이 된다. 기본급이 55%, 기타수당이 45% 정도이며 거기에 세금이 붙어서 더블이 된다. 1년에 13개월분 월급을 주며 구정 때는 휴가비를 지불한다.”

 

“여기는 추석이 없고 구정이 휴가기간으로 10일정도 쉰다. 월 작업일수가 평균적으로 25.4일 정도 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의 임금을 1대1로 비교하기 어려운 게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는 휴가일수가 많다. 그래도 여기는 휴일이 별로 없고 휴가일수가 적어 임금이 인도네시아 보다는 적은 편이다.”

 

“작업시간의 경우 대부분 월급이 많으니까 12시간을 선호한다. 하지만 정부 규제보다는 바이어들이 최근 장시간 노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추세라 저희도 8시간 교대에 대해 준비는 하고 있다.”

 

“염색의 경우 12시간 맞교대 하는 직원의 경우 총액기준으로 4대보험, 잔업비, 야간수당, 특근 포함해서 560불정도로 1200~1300만동정도 든다. 바이어들이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시 봉제공장을 문제 삼더니 요새는 염색공장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편, 방문단의 한 대표는 “여기는 인력이 풍부하니까 처음부터 3교대를 했으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데 직원들이 2교대에 익숙해져있다”면서 “봉제는 제품을 가져가니까 간섭할 수 있지만 염색공장은 어떤 제품을 주는 게 아니니까 일하는 시간에 대해 바이어가 터치하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 김재우 회장은 폐수 규제가 높아 염색업체가 처음 진출해 자리잡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 TIN뉴스

 

이날 방문단의 가장 큰 관심은 폐수처리 문제였다.

이에 대해 김재우 회장도 국내 염색업체의 베트남 진출 시

장 중요한 문제로 폐수처리를 꼽았다.

 

“대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크게 제재하는 것은 없다. 수질은 매우 요란스러워서 여기는 6월 말까지는 B급수 방류였다가 7월부터 A급수 방류인데 여기는 기준치를 초과하면 아무런 경고 없이 폐수 용수 다 잠근다. 기계 안에 들어가 있는 것도 올스톱 시킬 정도로 규제가 아주 엄청나게 높다. 그래서 염색공장 하시는 분들 다들 고생하시는 게 새로 폐수처리장 지어놓으면 지어놓은 상태에서 허가 받는데 몇 달 걸린다.”

 

박 법인장의 보충 설명에 따르면 법이 바뀌면서 폐수처리장을 지어놓고 허가신청을 해야 하며 그 과정이 6~12개월 걸린다. 그러고 난 후 70% 돌리는 임시허가를 주는데 그게 6~12개월 걸린다. 결국 폐수처리장 지어놓고 정식허가 받는데 2년 걸린다.

 

“우리가 원하는 폐수처리량이 5000톤이면 처음에 70%인 3500톤 정도만 방류하는 것을 허가해준다. 허가한 3500톤에 대해 6개월이나 몇 달 동안 모니터링해서 아무 문제없으면 그때 5000톤으로 올려준다. 그래서 폐수처리 부분은 허가받는데 아주 오래 걸리고 규제가 보통 높은 게 아니다.”

 

“폐수처리비용의 경우 A급은 톤당 1불5센트에서 1불10센트까지 약 1300원 정도한다. 처음에는 폐수를 계량을 안 하고 용수의 80%로 계산했는데 560원인 시화보다도 2배 더 들어간다. 맹물로 돌릴 수도 없으니 오퍼레이팅 허가를 받으려면 폐수처리장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

 

“폐수의 용량은 하노이 정부에서 정한다. 기준치도 A급수 방류수가 한국의 청정수역과 유사하다. 국내에서도 암모니아나 질소, 인이 기준치를 오버하면 주의를 주고 나중에 벌금을 내더라도 잠그지는 않는데 여기는 기준치를 오버하면 바로 잠근다.”

 

“우리는 하도 물이 부족해서 하루에 1800톤 정도의 폐수를 리싸이클해서 쓴다. 그것도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운영비도 많이 들어서 안 해도 될 건데 물이 없으니까 궁여지책으로 하고 있지 큰 답은 아니다.”

 

▲ 삼일비나는 엄청난 규모의 폐수를 리싸이클 하는 최신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TIN뉴스

 

“보통 한국에 염색기술자들은 폐수를 버리면 폐수처리장에서 알아서 처리하니까 폐수에 대해 잘 모른다. 저희 박 전무도 원래 봉제 전문가로 여기 법인장을 6~7년 하면서 염색은 모르지만 폐수 문제로 속 썩으면서 폐수박사가 다 됐다.”

 

“전에 암모니아나 질소 수치가 높으면 물을 잠그고 그 물을 새로 떠가지고 테스트하는 곳이 빈증성에 있다. 빈증성에 가져가서 이상 없는 수치가 나오는데 하루 반 정도 걸린다. 하루 반 정도는 공장 문 딱 세워놓고 폐수 못 빼게 잠그고 용수까지 양쪽을 다 잠가서 돌릴 수도 없다. 급하니까 빨리 테스트를 해주면 좋은데 결과가 나오는데 하루 반이 걸려 꼼짝도 못한다.”

 

“공단별로 틀리지만 여기는 호되게 한번 당한 적이 있다. 공단 폐수처리장 책임자가 사형당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의 문제가 있었다.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닌데 여기는 사회주의 국가라서 그런지 농민이나 국민들이 불평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하다.”

 

“어떤 길을 가다보면 다 넓혀놨는데 도저히 못 넓히는 데가 있다. 이게 중국 같은 경우는 다 밀어버리고 이주할 자리를 따로 주지만 여기는 전부다 공공지방자치단체하고 거주민들하고 합의가 되어야 한다. 옛날에 호치민이 10명의 찬성자보다 1명의 불평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했다. 늦어도 전부 다 합의하고 난 다음에 공사를 하라는 뜻이다. 가다보면 舊도로가 넓혀있는데 중장비가 많이 있는 지역은 아직도 합의가 안됐다는 증거다.”

 

“우리 공단이 용수가 부족해서 용수관을 늘려야 하는데 중간에 알박기 비슷하게 집이 한 채 있었다. 그 집하고 합의가 안 되서 3년 동안 용수관을 못 늘렸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불편해하는 것을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 나라가 잘 살고 못 살고는 둘째 문제다. 공장을 세우고 안 세우는 것에 아랑곳 않고 국민들이 조용한 게 좋다고 생각한다.”

 

▲ 삼일비나 김재우 회장이 이병학 반월염색사업협동조합 이사장에게 생산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TIN뉴스

 

김재우 회장은 베트남 진출 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설비 증설과 외주 문제를 뽑았다.

 

“여기서 제일 어려운 게 예를 들어 우리 케파가 10만kg인데 오더가 12만kg가 오는 경우 한국에서는 텐터가 부족하면 옆집에서 텐더 한번 쳐주거나 안 되면 우리 외주 공장에서 돌리는 수 있다. 그래서 케파가 10만kg라도 12만~13만kg까지 할 수가 있다. 여기는 자기의 케파가 10만kg인데 11만kg만 되면 남들이 딜리버리가 안 맞으니까 그 이상을 외주해서 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화섬을 하려면 어차피 연사기나 편직기도 많이 있으니까 외주에서 편직하면 된다. 여기는 입맛대로 편직이나 연사를 못하니까 우리가 다 기계를 사야한다. 연사기 있어야지 편직기 있어야지 그런데 케파를 키워놓으면 항상 오더가 없다. 여기에서는 제가 케파가 10만kg이면 12만~13만kg도 해서 외주도 주고 하면 좋은데 케파 이상의 오더를 받으면 납기가 안 맞고 그 밑으로 받으면 남지가 않는다.”

 

“외주를 활발하게 못해서 불편하다. 우리도 텐터가 14대 있는데 어쩔 때는 텐터가 남다가 어쩔 때는 스판이나 폴리에스터는 텐터가 없어가지고 쩔쩔매고 그렇다고 텐터를 막 사놓으면 텐터가 계속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텐터를 놓으려면 열매보일러 놔야지 뭐 놔야지 보통일이 아니다. 필요할 때 바깥에서 외주를 조금 조금씩 활용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걸 못하니 애로가 많다.”

 

▲ 김재우 회장이 삼일비나 공정에 대해 소개하며 반월염색조합 산업시찰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TIN뉴스

 

“바이어들의 요구사항으로 엔지니어링 스트라이프(뎅깡) 기계도 10대를 샀는데 오더가 없다. 그것도 사야한다고 계속 얘기해서 할 수 없이 샀는데 가보면 20%도 안돈다. 바이어들의 꽃놀이패 속에 놀아나는 것 같다.”

 

“저희 편직기도 28게이지 작업하다 24게이지가 부족하면 24게이지를 다른데서 짜고 오면 좋은데 바깥에 짤 때가 없다. 여기서 해야 하니까 결국 24게이지 가마 또 왕창 맞춰가지고 매번 가마 값만 계속 나간다. 외주를 못하니까 여러 가지 불편하게 굉장히 많다.”

 

한편, 방문단의 한 대표는 “우리도 그렇지만 섬유가 발전한 게 60년대에는 대기업에서 버티컬로 일괄생산하다 어려우면서 분사한 것”이라며 “염색하던 사람은 염색, 편직하는 사람은 편직 원래는 이렇게 나눠야 전문화가 되서 여기서 짰다 저기서 잤다 하면서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그런데 바이어들이 일괄 버티컬로 해야 한다고 해서 후진국들이 일괄적으로 크게 하는데 이게 과연 답이 맞는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세분화로 염색, 편직 전문으로 나눠서 돌아가면서 해야 경쟁력도 생기고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떤 사람들이 나한테 와서 중국도 몇십 년 후에는 과거 한국처럼 갈라져서 그때에는 한국도 경쟁력이 생긴다고 해 그것을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우리와는 다르게 오히려 벤더들은 더 많이 비대해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타려는 방문단의 서문호 이사장에게 인사를 하는 김재우 회장     © TIN뉴스

 

김재우 회장은 베트남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여기 舊도로를 가다보면 왼쪽에 석탄 쌓은 데가 많은데 가보면 석탄, 괴탄, 분탄이 쌓여있다. 어디에는 그냥 누런 게 쌓여있는데 누런 게 뭐냐면 석탄, 괴탄에서 덜 탄 부분이다. 그걸 다 분리해 놓은 건데 열에너지가 다 빠져나가서 그게 무슨 화력이 있겠나. 안 탄 것을 싸놓으면 그걸 다 섞어서 공급한다. 그런 게 들어오면 보일러가 확 타다가 열이 뚝 떨어진다. 어떻게 비교해 볼 수가 없다.”

 

“맨 처음에 벙커C유를 썼는데 매일 난리가 났다. 벙커C유를 아무리 써도 무슨 압이 올라갔다 툭 떨어져서 안 된다는 거다. 벙커C유에다 뭘 탄 것 같아서 유공에 가서 벙커C유 품질을 체크하는 기계가 있냐고 물었다. 있으면 몇 억이 들어도 사려고 했는데 없었다. 검사를 위해 한번 가져가면 보름 있다가 나온다는데 당장 보일러가 불이 안타는데 무슨 소용 있겠나. 결국 우리 공무책임자가 울었다. 벙커C유에 뭐를 탔는지를 모르는 그런 식의 말 못 할 일들이 이 나라에는 많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가 석탄으로 대충 때보니까 스팀이 톤당 얼마가 들고 열매가 톤당 얼마가 드는지 파악해 베트남 사람들한테 이 돈 줄 테니까 당신들이 사서 때라고 한다. 자기들끼리는 속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아예 용역을 줘서 당신들이 돌려라 했는데 그리고 나서부터는 속고 속이는 그런 문제가 없었다.”

 

“봉제하시는 분들은 잘 알던데 봉제공장들은 5만장 납품해야 하는데 나중에 보면 4만8천장밖에 없다고 한다. 2천장이 없어졌는데 어디가 있나 찾아보니 호치민 시내 벤탄시장(Ben Thanh Market)에 있어 결국 거기에 가서 사와서 수량을 맞춘다고 하더라.”

 

“예전에 국내에 한 속옷 만드는 회사의 경우 직원들이 하루에 팬티를 20장씩 입고 나가서 결국 공장 문을 닫았다고 한다. 직원들 검사를 했더니 인권침해라고 신문기자가 난리를 친 적도 있었다.”

 

“우리의 경우 생산하는 스판 원단이 있는데 안에다가 칭칭 감은 뒤 그 위에 옷을 입고 오토바이 타고 나가다가 걸리기도 했다. 롱탄에 가면 원단가게 하나 있는데 우리 원단을 가져오면 얼마 준다는 가게가 있다고 한다. 애들이 축구를 하는데 공을 보니 원단으로 둘둘 말았더라. 옷 같은 경우 라벨을 띄고 돌아다니는 것도 많이 있다. 오토바이 안장 밑에 하도 많이 훔쳐가서 지금은 오토바이를 정문 밖에다 세워놓고 몸만 걸어서 오게 하는 시스템으로 바꿔 놓았다.”

 

▲ 김재우 회장은 중국과의 원가경쟁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 TIN뉴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시장 전망에 대해 조언을 부탁하자

김재우 회장은 엊그제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40일 동안 배낭여행을 갔다 올 정도로

삼일비나는 박일봉 법인장에게 맡겨 놓은 상황이라며

조언할 입장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짧게나마 중국과 바이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제가 여기서 진짜 느끼는 건 중국이 진짜 원단을 잘 만들고 기술도 좋고 가격도 싸다는 것이다. 과연 중국을 우리가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데 중국이 워낙 잘 하는 것 같고 어디서 돈이 나오는지 좋은 기계를 계속 사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과의 원가경쟁에서 우리가 과연 이길 수 있을지 고민된다.”

 

“그리고 봉제를 많이 하는 바이어들의 경우 봉제가 여기 있으면 봉제 있는 동네에서 원단을 사려고 하지 봉제는 여기서 하는데 다른 쪽에서 사가지고 하는 건 잘 안 하려고 한다. 한국이 그런 면에서 어려워졌다는 생각을 하고 극복하기가 굉장히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실제 원단을 사는지 안 사는지 뭐하는지 모르는데 일주일에 바이어라고 하는 외국인들이 4~5명은 온다. 우리 시화공장은 1년이 되어야 2~3명도 안 온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지역적으로 저쪽에 있는 원단 사가지고 이쪽 봉제 공장으로 가져가는 걸 안 하려고 한다.”

 

“사실 말이 포스트차이나 어쩌고 그러는데 중국이 인건비 올라가고 환경규제가 심해진다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한국에 기회가 오지는 않는다. 또 중국에 있는 공장이 문 닫고 하지는 않을 것이며 몇십 년 앞으로도 더 계속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을 뛰어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요새 바이어들은 경매하듯이 원단을 산다. 이번 시즌에 이 아이템 100만, 80만, 50만kg 한다고 뚝 던져 놓고 나서 할 사람 각자 가격 내놓으라고 한다. 가격 내놓으면 던져 주는 식의 이런 게 요즘 굉장히 심하다.”

 

“웬만한 대만회사, 중국회사들 50만추 80만추 100만추 하는데 여기 우리 방적공장들 3만추, 5만추 가지고 와서 똑같이 코마 30수, 40수 뽑아가지고 경쟁이 될 수 없다. 규모의 경쟁도 잘 안되고, 중국은 내가 알고 나서 진짜 깜짝 놀랐는데 도대체 브로스(BROS) 공장은 50만kg나 되는 실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서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걱정 하나도 안 하고 여기가 중국보다 싸게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다 중국으로 가져간다. 반면 우리는 여기서 만들어서 한국에 가져가면 가격이 안 맞아 못 가져간다. 베트남에 있는 오픈엔드 30대 있는 공장도 다 어디다 파나 했더니 다 중국으로 가져가더라.”

 

▲ 나영식산업(주) 나영식 회장(중부염색조합 이사장)이 김재우 회장에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 TIN뉴스

 

이병학 이사장은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것에 대해 김재우 회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모처럼 베트남은 염색업계가 호황인 가운데 대한민국 섬유산업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이어가는 주축으로서 역할을 하는 곳이 삼일비나다. 한편으로는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일어나면서 국내 섬유산업은 많이 위축되고 있다. 국내 업계가 참 힘든 과정을 걷고 있지만 물론 이게 베트남 때문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당면한 어려운 문제들을 수습할 수 있게 서로 간에 협력해서 나가야 한다.” 

 

나영식 이사장은 성공스토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니 대단한 성과라고 밝혔다.

 

“처음 왔는데 와서 보니까 너무 훌륭하고 10년 동안 참 많은 발전을 이룬 것 같다. 보도를 봤을 때 작년한해 수출을 1억2천만불 이상을 해서 이익도 많이 내고 회사도 더욱 성장한 것 같다. 베트남에 나온 첫 주자로서 대한민국의 섬유산업을 많이 알리시고 계속해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2017/06/29]

김상현 기자 tinnews@t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