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률 한국섬유기술연구소(KOTITI) 소장 )



시험역량·R&D사업 섬유산업발전 견인차
섬유이어 수질·식품 등 실생활 소비재 확대
글로벌 시험기관 SGS·BV·ITS와 어깨 나란히



“앞으로 국내 최고 종합시험검사기관을 넘어 SGS, BV, ITS 등과 견주는 글로벌 종합시험기관으로 행보를 본격화합니다. 이를 위해 주어진 역량을 집중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내 대표 섬유시험연구기관 한국섬유기술연구소(KOTITI)가 9월 28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61년 9월 28일 국내 최초 민간 섬유시험연구기관으로 첫발을 디딘 이후 KOTITI의 50년 사력은 한국의 섬유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9월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 리젠시룸. KOTITI는 이날 이곳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함께 100주년을 향한 어젠다를 밝힌다. 글로벌 종합시험기관을 표방한 ‘NEW CHALLENGE FOR THE NEXT 50 YEARS’가 그것이다.

이에 앞서 KOTITI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뜻깊은 사전의례를 치뤘다. 지난 10년 간 숙원사업이었던 신사옥을 마련하는 결단을 내린 것. 창립 100주년을 향한 대망의 행보에 맞춰 강남시대를 과감히 접고 신성장동력을 찾아 성남시대를 활짝 열어 젖힌 것이다.

성남시대를 열고 KOTITI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는 김영률 한국섬유기술연구소 소장을 만나 ‘새 술은 새 포대에 담는다’는 KOTITI의 비전을 들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섬유산업발전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KOTITI는 섬유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기술적 분야 체계적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내최초 민간 섬유 시험연구기관입니다. 지금부터 50년 전 1961년 9월 28일 대한방직협회 부설 방직시험검사소로 출범했어요. 섬유산업은 1960~70년대 국가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등 우리나라 전체 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모태산업입니다. KOTITI의 지난 50년은 섬유업을 지탱하는 기준 축으로서의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국내 섬유산업의 발전과 국제 시장에서 섬유 관련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업무 수행이 그것이지요. 1980년대 이전 방적사 및 면사 기술에서부터 최근의 각종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기술에 이르기까지 국내 섬유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한편 섬유업계의 기술 지원 및 전문 기술 교육, 간행물 편찬 사업 등 섬유산업 발전을 위한 본연의 업무수행에 힘써왔어요.

그리고 섬유산업 스트림간 협력 기술 개발 사업 등을 통해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등 주요 연구 개발 사업 실용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KOTITI 역시 국내 섬유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올해는 KOTITI의 성남시대 원년이다. 성남시대 KOTITI의 운영방향은?

“지난 3월 기존 강남 사옥에서 성남 신사옥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50년을 맞을 준비에 나섰습니다.

성남 이전과 동시에 시험·연구 사업 등 핵심사업 집중화와 함께 고객 접점이 되는 강남·북부·서부 사무소 등을 운영하는 이원화 체제가 그것이지요. 성남은 KOTITI가 지향하는 종합시험기관의 승부수가 될 판교벨트의 핵심요충지입니다. 현재 성남 신사옥은 시험, 연구시설 확충을 끝냈어요. 특히 섬유산업의 근간이 되는 면방 관련 Pilot 설비를 구축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공정기술 개발과 R&D 성과 실용화 기여에 기대를 높여요. 또 섬유 시험분석 장치 확충과 동시에 유능한 인력을 전진배치 시키는 등 한 차원 높은 고객 서비스를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KOTITI의 비전은 인류의 안전 추구입니다. 
 
이를 위해 수질·식품분석 사업을 강화에 주력하고 있어요. 앞으로 기존의 섬유관련 시험분석 뿐만 아니라 수질 등 신규 사업 영역에서도 높은 성과를 기대합니다.”


-창립 100년을 향한 어젠다가 궁금하다.
 
“KOTITI는 지난 50년 간 국가공인기관으로서 업무 수행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
는 등 고객의 권익 증진과 기술 선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또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환경위생 및 산업자재 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어요.
 
특히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국가공인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명실공히 국내 최고 종합시험검사기관으로 발돋움했습니다.
 
현재 수질분석과 동시에 추진해 온 식품분석기관 지정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어요. 앞으
로 수질·식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갖추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KOTITI의 사업 확대는 국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소비재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죠. 진정한 종합분석기관, 이게 KOTITI의 새로운 50년을 향한 비전이라고 말씀드
립니다.”


-시험기관 역할과 R&D 수행, 병행발전책은 무엇인가?

“KOITI는 시험 분석 및 검사 사업 외에도 국내 섬유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고유 목적사업으로 R&D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요. 시험검사기관으로서나 R&D 기관으로서나 공히 국내섬유산업의 발전이 목적입니다. 시험검사를 통해 섬유 제품의 품질 개선 및 업계의 수출사업을 지원하고, R&D 사업은 섬유기술 개발 및 관련 정보 보급, 업계 기술 지원, 교육 사업 등에 주력하는 등 섬유 업계에 체계적인 기술지원에 앞장서 왔습니다.
 
두 사업 간의 선순환고리는 국내 섬유 산업과 KOTITI의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결과를 낳고 있어요."


-각 시험기관 간 경쟁이 치열하다. 융합을 통한 발전방향이 요구받고 있다.

“국내 시험검사 시장은 약 1600개 내외 중소 규모의 기관이 과다경쟁을 펼치는 상황입니다. 이는 결국 수익성의 악화, 서비스 질 하락 등 국내 시험검사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요.
 
이에 반해 SGS, BV, ITS 등 선진국 시험인증기관은 다양한 산업 영역 및 국가에 서비스 제공과 대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시험기관도 경쟁기관간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 등 기본적인 시험 분석 역량 증진에 나서는 한편 해외 시장 진출 및 사업 다각화 등 시험기관 대형화를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현재 KOTITI는 종합시험기관으로 변신을 위해 수질 분석 사업 진출에 이어, 식품 분석 기관 인증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화 전략으로 중국에 4곳의 법인과 사무소 운영에 이어 타 국가 추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요. KOTITI는 SGS, BV, ITS 등이 공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찾아내 글로벌 종합시험기관으로 발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험인증기관의 본연의 목적인 고객권익 증진과 제품 품질 향상에 주력하는 동시에 SGS, BV, ITS처럼 다양한 산업영역에 대한 서비스 체제 구축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한국 섬유산업의 당면과제와 극복책을 제시한다면

“단순 기존 섬유제품의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섬유제품을 통한 또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합니다. 최근 선진국의 섬유산업은 산업용 섬유 중심으로 재편됐어요. 특히 일본 섬유 산업의 경우 연간 섬유 소비량의 약 69%가 산업용 섬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산업용 섬유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죠.
 
산업용 섬유는 의료, 위생, 군사, 토목, 건축 등 그 활용 범위가 매우 넓고 고부가 가치 창출이 용이한 산업 영역입니다. 이같은 기능성, 고부가가치 산업섬유 시장 선도를 위해 섬유스트림 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섬유 산업육성을 위해 기업의 투자, 산학연을 통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 등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뒤따라야 할 때입니다.”


전상열 기자 syjeon@tinnews.co.kr